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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2019. 1. 25. - 다음 역은 '이효석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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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24회 작성일 19-01-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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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 다음역은 `이효석역'입니다

정인화 전 관동대 교수

   
2019-1-25 (금) 18면
 
 
 
  “다음 내리실 역은 `이효석역'입니다.” 이 안내 방송을 듣는다면 평창에 또 하나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KTX 강릉선 진부역이 `이효석역'으로 개명되길 희망한다. 가산 이효석! 그의 본적이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196번지'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의 시대다. 경제력·군사력이라는 하드파워 시대를 넘어 문화력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태어나 자란 평창군의 문화력은 무엇일까? 용평, 알펜시아 그리고 휘닉스 스키장 등의 스포츠시설은 평창의 자랑이다. 나는 이것에 더해 인간이 가장 숨 쉬기 좋은 공기조건이라 알려진 해발 700지역의 `해피700'도 평창의 매력 중 하나라고 본다.

  또한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강원도의 정신적 지주, 월정사 같은 살아 있는 불교문화도 분명 우리의 소프트파워다. 이런 모든 문화적 자산에 우리 평창군민이 하나 더 추가할 문화적 힘이 있다. 그것이 곧 `이효석'의 문학이다. `메밀꽃 필 무렵'을 모르는 한국인이 있을까? 그 순수문학의 향기가 아직도 평창군에는 살아 숨 쉬고 있다. 작품은 작가가 살아온 경험의 세계에 기반한다. 이효석의 문학세계 또한 그의 고향인 진부, 대화, 봉평, 평창 등의 향토적 분위기에서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진부역을 `이효석역'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는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효석은 봉평이나 진부에 한정된 문화적 자산을 넘어 평창군 전체는 물론 인근 시·도까지 연결되는 `강원문학벨트'의 중심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 시절부터 즐겨 간 곳은 청량리와 춘천을 잇는 경춘가도다. 이곳에 남이섬 등의 명소가 있는데 춘천시민은 지혜롭게도 경춘선의 한 역을 `김유정역'으로 바꿨다. 얼마나 품격 있고 낭만적인 이름인가!

  이처럼 KTX 강릉선에도 문학인의 이름을 딴 역명이 있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강원도는 춘천 김유정역, 원주 박경리 토지 문학관, 봉평과 진부의 이효석 문학빌리지에서 강릉 허균, 허난설헌 소나무공원으로 이어지는 강원문학벨트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관광자산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강원문학벨트의 중심역은 `이효석역'이 되는 것이다. 또한 만약 진부역에서 가까운 곳에 봉평과는 또 다른 규모와 콘텐츠가 담긴 `이효석 빌리지'가 조성된다면 이효석이란 문화자산은 더욱 더 선양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이효석은 대한민국의 문화자산이다. 마치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가 러시아의 자랑을 넘어 우리 인류의 커다란 인문학적 자산이듯 이효석의 문학세계 또한 남북한이 공유해야 할 민족적 자랑이요, 동아시아 전체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정신문화유산이다. `이효석'을 선양하는 데 있어 제발 지역이기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서로 협력해 진부역을 이효석역으로 바꾸는 데 도민 전체의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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