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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이효석 문학상 김멜라 작가 ㅣ "한국문학의 진폭 넓혔다" 평창의 초가을에 쏟아진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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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23-09-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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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설에 나오는 인물이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웃이자 친구, 누군가의 가족이다. 이웃과 친구와 가족이 아파할 때 절망에 꺾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평범한 얘기이고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가닿는 햇살, 바람, 공기처럼 평범한 것이 저는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없으면 못 사는 것, 제게는 소설이 그러하다." 올해 제23회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 '제 꿈 꾸세요'를 쓴 김멜라 작가가 지난 17일 강원군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서 열린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것들의 기적'을 이야기하며 소감을 밝힌 김 작가는 "기적의 한복판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함께 문학의 길을 걷는 선배와 동료 작가께, 소설을 만드는 편집자께, 그리고 모든 독자께 감사 드린다"며 마음을 내비쳤다.

단편 '제 꿈 꾸세요'는 한 30대 여성이 사망 후 저승사자인 '챔바'의 도움을 받아 지인의 꿈으로 가는 환상성 짙은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장 오정희 소설가는 심사평을 읽으며 "자살이라고 해도 무방할 죽음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이토록 밝은 상상력으로 갈무리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특정 문장이나 대목을 뽑아내는 게 불가능할 만큼 양질의 상상력으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단순한 휘발성 재미로 소모되지 않고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5명이 만장일치를 이뤘다. 한국 문학이 지닌 가능성의 진폭을 확장시킨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환상과 현실을 조화한 특유의 발상과 문체로써 사회적 호소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함께 획득한 최우수작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작년 우수작품상을 받아 시상식에 참석했던 김 작가가 한 해 지나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는 "작년 우수작품상을 받고 너무 기쁘고 감사해 한달음에 이곳에 달려와서 기쁜 마음으로 환영받고 돌아갔는데, 올해도 찾아뵙게 돼 영광이고 은혜이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이날 시상식에선 가산 이효석 선생을 추념하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방 이사장은 "1942년 5월 25일 37세 나이로 이효석 선생이 떠나신 지 올해가 80년 되는 해"라며 "이효석 선생의 문학성이 후배 소설가들에게 이어지는 건 참으로 의미 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도 "100여 년 전 평창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이효석이라는 이름의 젊은 소설가를 생각한다. 그 청년 작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오래 문학상이 수여될지 짐작했을까"라며 "이효석 작가님이 보고 계신다면 지나온 그 시간이 기적 같고 한 편의 소설 같다고 말씀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이자 가산 이효석 선생의 장남인 이우현 선생은 "선친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이끌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김 작가의 수상은 새 별의 탄생과 같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서양원 매일경제 대표이사 전무는 "이효석문학상은 한 해 발표된 소설 가운데 최고의 문학 작품을 가려냄으로써 가산 이효석 선생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문학정신을 잃지 않도록 하는 대표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심사 과정에서 경합이 치열하다고 들었는데 김 작가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심재국 평창군수,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이효석문학재단 이사), 곽달규 이효석문학선양회 이사장을 비롯해 오대산 월정사 대종사 원행 스님, 이상옥 이효석문학재단 초대 이사장(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김내리 문학동네 문학1팀 편집자, 심사위원 편혜영·구효서 소설가와 김동식 문학평론가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효석문학상의 대상 상금은 3000만원이며, 우수작품상 수상자인 김지연·백수린·위수정·이주혜·정한아 작가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평창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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