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부엌으로부터 - 이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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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20회 작성일 19-04-05 14:16본문
革命은 부엌으로부터
이경원(李敬媛)
결혼結婚한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될락 말락 한데 일상행동日常行動에나 생각에 벌써 한사람의 그럴듯한 주부主婦가 되어 버린 것이 내 자신自信우습기도하고 한편 슬프기도 합니다. 이러다가는 평생平生 충실忠實한 「암탉」에 시종始終하게 되지나 않을가 생각하니 슬픈 동시同時에 두렵습니다. 행주치마를 입은 채 주방廚房에서 근반일近半日을 허송虛送하게되니 그 축소縮小된 시간時間의 여유로 무슨 일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방금方今 세상은 여러 가지 뜻으로 한 큰 위기危機에 처處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제국資本主義諸國의 경제적經濟的정치적政治的위기危機, 그 반면反面에 발흥勃興하는 노동계급 운동勤勞階級 運動의 첨예尖銳 차且 치열화熾烈化, 바야흐로 다단다사多端多事하야지며 차차次次어렵고 바쁜 시절時節이 닥쳐옵니다. 이러한 시절時節에 미미微微는 하나마 똑바른 의미意味로서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이니 제일선第一線에 나서 총부리를 잡지 못한다 하더라도 음陰으로 양陽으로 후위後衛로서의 성의誠意있는 노력努力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는 진정眞正한 시기時期의 파악把握과 동향動向의 관찰觀察과 역량力量의 준비準備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卽 이론理論과 전술을 더 많이 공부工夫하여야 할 것입니다.
주방廚房의 어멈이 되고 충실忠實한 「암탉」으로만 시종始終하여서야 하가何暇에 많은 공부工夫를 다 하겠습니까. 이러한 견지見地에서 부녀계급婦女階級은 무엇보다도 (이하이행략 以下二行略
「혁명革命은 주방廚房으로부터」—— (이하삼행략以下三行略)
주방廚房의 질박화質朴化(가난한 주방廚房이라고 질박화質朴化가 없을 리 없습니다)와 생활生活의 단순화單純化(가난한 생활生活이기 때문에 더욱 단순화單純化가 필요必要할 것입니다)를 도모하야 많은 시간時間과 힘을 주主로 공부工夫에 기울여서 역량力量의 준비準備에 급급汲汲하여야 할 것입니다. 각각刻刻으로 첨예화尖銳化하야가는 이 시간時間에 있어서 이것이 가장 뾰족하고 새로운 신호信號는 못되더라도 바른 신호信號나 되었으면 합니다.
※이경원(李敬媛, 1912~1940): 가산 이효석의 부인. 《신여성》 193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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